- 작성시간 : 2009/08/1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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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 【黑花】
알고는 있지만 그만둘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이 사실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담배는 몸에 해로우니 끊어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끊지 못하고 다시 피우게 되는 때 쓰는 말이라고 생각되지만, 이건 정말로 '알고 있는 걸까'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나 자신을 되돌아봐도 이런 일은 수도 없이 있었고, 수험생이었던 시절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 알고 있어. 알고 있지만-' 하며 학원 수업을 빼먹고 서점에서 판타지를 몰래 읽거나 PC방을 가곤 했었다.
그 당시 정말 나는 공부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그렇게 저항을 했던 걸까?
저항할 이유 같은 게 있었나 싶다.
그야 물론 만화가 재미있고 게임이 매력적이기는 했지만 거기에서 적극적인 의미를 끌어낼 수 있을 만큼 진지하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알고 있을 공부의 중요함에 비해보면 상당히 어이없는 태도였다.
공부하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느냐고 하면 그렇지만, 어째서 도망치고 싶었는지는 잘 생각해도 알수 없다.
알 수 없으면서 결국 무모한 짓을 계속 되풀이해 온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같은 자리에서만 빙빙 맴돌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태도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바보처럼 보이는 것 같다.
같은 자리를 빙빙 맴돌고 있는 모습이란 냉정한 제3자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성공은 이런 '같은 자리를 빙빙 맴도는' 일의 반복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야구 선수는 매일 똑같이 안타며 홈런을 치도록 노력하고 영업맨은 무리 없이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같은 자리에 있기란 꽤 어려운 일이다.
무슨 소리냐고, 그런 긍정적인 태도와 계획성 없는 도피를 혼동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당장에라도 들려올 것만 같다.
하지만 같은 것을 유지시키려는 성질면에서 보자면 이 두가지는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은 그렇게 확실히 구분을 짓는 데 익숙한 생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어떤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남이 주는 영향도 무시 못한다고 생각한다.
약하기 때문에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과, 강하기 때문에 멈춰 서 있는 것. 행동 자체만 보면 같은 행동일지도 모른다.
노력자체가 헛수고이며 허무한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게 아니다.
똑같은데 거기에 강하네 약하네 의미를 부여해봐도 소용없는게 아닐까.
인간이라는 건 그렇고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매일매일 변화 없는 생활을 하는 것 역시 그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같은 자리를 맴도는 와중에도 의지를 갖고 대항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인간은 그래도 세계는 그렇지 않다.
세계는 안정이니 무변화니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없다.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 본질이며, 되풀이되는 지루한 일상이라는 것은 그 이전부터 생각해온 '같은 자리에 있자' 는 노력의 산물 같은 것이다.
같은 짓을 되풀이하려고 했는데, 그게 변화해서 그저 재미없고 억압적인 것이 되어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럴 때는 오히려 같은 것을 되찾기 위해 스스로 다시 같은 자리를 맴도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같은 일이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세계속에서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이 인생이라고 할까.
나 스스로도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이것도 잘 생각해 보면 항상 있는 일이다.
인생은 굴러가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멈출 수는 없거든.
아아. 귀찮다.
이상.
(하지만 역시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뭐 됐잖아. 그렇다고 해두자구.)
알고 있다고. 알고는 있는데 말이지….
…….
태그 : 이츠온리롤앤롤, 알고는있지만그만둘수는없다













덧글
그럴때는 흐름에 살짝 발담가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