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선택했습니다.

길을 걷고 있습니다.

터벅터벅-

부드러운 흙길.

때로는 수풀이 우거진 길.

가끔은 울퉁불퉁 돌이 튀어나온 길.

물론 비가 온 뒤의 질척거리는 진흙길도 있었습니다.

길을 걷는다는 건 이런 미묘한 재미가 뒤따르는 법입니다.


그런데 길을 걷다가 갈림길을 만났습니다.

흐릿한 표지판이 하나 서있습니다.

과거-

미래-

라고 씌여있습니다.


어디를 선택해야 할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답을 내린 건 이쪽도 저쪽도 아닌 없는 길.




한참을 가다가 다시 되돌아왔습니다.

더 이상 나아가기 힘들 뿐만 아니라 낭떠러지가 있어서 더 갈 수가 없었습니다.

날개가 없는 이상은 더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선택에 있어서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길이 아닌 길을 택하고, 고생하고, 깨닫고, 다시 돌아오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나의 길을 택하면 또 하나의 길은 버려야 하는 것이 이치입니다.

동시에 두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두 길을 모두 가고 싶더라도.


지금 갈림길이 나온 건 우연이 아닌 필연.


언젠가는 반드시 선택해야 할 일이 지금 다가왔을 뿐입니다.


결정할 시기는 현재.


더 이상 미룬다고 해서 해답이 돌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해답은 하나가 아니며,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어떤 길을 선택했더라도 그 선택의 책임, 후회 역시 선택자의 몫입니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라도.

각오를 지니고 선택했으니까-





과거는 꿈의 잔재로-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제 나아가는 일뿐.

by 미스즈찡 | 2008/06/17 08:54 | 【忌】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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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백합향기 at 2008/06/17 19:09
저의 경우, 가시밭길과 허공으로 나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허공으로 나있는 길로 걸을려고 하니 사람들이 "거기로 가면 죽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아주 어쩔수 없이 가시밭길로 가고 있습니다.

다치고 긁히고 온갖 상처들이 나서 가끔 허공으로 나있는 길로 가려고 하지만, 이미 뒤에는 가시들이 무성해 뒤로도 갈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저 앞에 나있는 가시들을 없애며 갈 뿐....
이미 가싯길을 택해버린 저에겐 과연 뭐가 남아있는 것인지....
Commented by 미스즈찡 at 2008/06/28 15:07
고난 끝에 행복이 있다. 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괴로워도 언젠가는 환한 내일이...
Commented by Uglycat at 2008/06/17 20:38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가 문득 떠오르네요...
Commented by 미스즈찡 at 2008/06/28 15:07
음.. 그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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